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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맛난 과일을 위해 오늘의 환경을 생각해요
윤혁 사장님 ‘푸른청과’내일의 맛난 과일을 위해 오늘의 환경을 생각해요
#11 성대전통시장
윤 혁 사장님 ‘푸른청과’
소신상인은 작은 규모로만 불리우는 소상공인이라는 이름 대신, 이미 각자의 소신을 가지고 행동하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전국의 상인들을 존중하는 카카오만의 관점입니다. 빨갛고 노란 제철 과일이 손님 맞을 준비를 합니다. 군침 도는 과일이 가득하지만 열대과일의 달콤한 과육은 맛볼 수 없는, 조금은 이상한 과일 가게. 여기에는 사시사철 맛난 과일을 먹기 위해서, 지금 이곳의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사장님만의 철학이 숨어 있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20년 세월을 건강하게 지켜온 윤 혁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엄마 따라 과일 장사 시작한 큰아들 집’의 큰아들, 윤 혁입니다. 어머니는 1970년대부터 노점으로 과일 장사를 시작하셨어요. 저는 2001년부터 어머니와 같이 성대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어머니를 따라 과일 장사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입이 짧은 편이라 맛이 없으면 다 뱉어냈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특별히 맛있는 과일만 골라 먹이셨거든요.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이 자리에 가게를 낼 기회를 접했어요. 저는 어머니 덕분에 과일 맛을 잘 아니까, 잘하는 거에 도전해보면 좋겠다 싶었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판매도 진열도 잘하시고, 저는 젊으니까 새로운 물건을 빨리 배워갈 수 있으니 둘의 합도 잘 맞을 것 같았어요.
“기후가 바뀌면 과일 맛도 달라져요. 그래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 카카오톡 채널에 “기후변화에 관심 많은 큰아들”이라고 소개하시더라고요. 과일은 기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으니 그러한 변화가 더욱 눈에 보일 것 같아요.
- 맞아요. 기후 위기가 정말 심각해요. 사과가 대한민국에서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하잖아요. 사과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추워야지 맛있어요. 우리 어머니가 장사를 시작하실 땐 대구 사과가 유명했어요. 그런데 지금 그쪽 사과를 보면 색깔이 노래요. 재배할 수 있는 지역이 청송이나 봉화, 평창까지 위도가 높은 곳으로 계속 이동하고 있어요.
- 과일을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방식으로 소비하는 방법은 뭘까요?
- 무농약으로, 친환경적으로 재배하면서 모양이 예쁘기는 참 어려워요. 예전에는 그래도 맛있는 걸 많이 찾아주셨는데, 요즘엔 모양이 예쁜 과일이 가장 먼저 팔리더라고요. 조금 못생겨도 제철 과일을 많이 찾아 주세요. 알맞은 기후에, 알맞게 햇볕을 받고 자란 게 가장 맛있는 거예요. 물론 사람 마음이 갈대 같아서 과일도 유행이 있어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걸로 농사도 따라가죠. 예를 들어, 요즘엔 계절 상관없이 딸기를 많이 찾잖아요. 딸기는 온도가 높을수록 맛있으니 하우스에서 재배하는데, 그럼 하우스 짓는 데 탄소가 배출돼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농사를 지어야 하니 운반할 때도 탄소가 배출되겠죠.
- 제철 과일을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한 과일을 소비하는 것도 환경에 도움이 되는군요.
- 네. 어디서 어떻게 길렀는지 모르고 먹는 것보다 국내산 농산물을 많이 드셔주는 게 좋죠. 저는 수입 과일을 거의 안 팔아요. 물론 그런 과일 찾는 손님들도 많아요. 그래도 ‘저는 그냥 이게 더 맛있어서 팝니다’ 하면서 다른 곳으로 안내해드려요. 좀 고집스러운 점도 있지만 제 나름대로 철칙이에요.
- 사장님과 얘기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요! 손님과도 이렇게 재밌게 대화 나누는 편인가요?
- 그럼요. 장사할 때는 재밌게 해요. 일하는데 짜증 내면 나만 손해잖아요. 옛날에는 장사가 좀 안된다 싶으면 신경질도 나고 그랬는데, 이제 강산도 두 번 지나니까 무엇보다 나를 위해서 재밌게 하고 싶더라고요. 내가 재밌으면 당연히 손님도 재밌어하시잖아요. 혹시나 맛없는 과일을 사 갔던 손님이 오면 더 잘하려고 해요. 다시 실수하지 않으려 노력하죠.
- 친근하고 솔직한 사장님의 화법에 절로 귀를 기울이게 돼요. 어머니께 배운 노하우인가요?
- 우리 어머니만의 스타일이 있고, 저만의 스타일이 있죠. 과일 사러 오셔서 뭐가 맛있냐고 묻는 손님들이 있어요. 저는 ‘이건 맛없어’, ‘저건 좀 더 나아’ 이렇게 솔직하게 다 말씀드려요. 어머니는 달라요. 우리 엄마는 다 맛있다 그래요. 대신 어머니가 대답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손님들이 눈치껏 안 사가죠(웃음).
- 두 분의 매력이 확실히 다르군요! 오랫동안 장사를 하셨으니, 단골손님도 많을 것 같아요.
- 저 어렸을 때부터 오시는 손님도 있어요. 정말 단골은 5천 원어치, 1만 원어치씩, 일주일에 서너 번씩 꾸준히 사 가는 분들이에요. 그런 분들은 좀 덜 맛있는 날이 있어도 다음 날 또 사러 오시니 참 고맙죠. 여기 시장 주위는 빌라나 주택이 많은 동네거든요. 마실 나오셨다가 눈에 띄면 조금씩 사 가세요.
- 카카오가 지원하는 ‘우리동네 단골시장’ 캠페인에 참여하고 계세요. 카카오톡 채널 교육을 시작하셨는데, 어떤 점을 기대하시나요?
- 카카오톡만큼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일반 소비자들이 모두 이용하는 서비스가 없으니, 이걸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요즘엔 집에서 쇼핑도 많이 하시니, 굳이 시장에 오지 않아도 채널을 이용해 주문할 수도 있고요. 요즘 애들은 기프티콘도 많이 주고받더라고요. 시장 물건도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으면 참 좋겠다 싶어요.
- 앞으로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이루고 싶은 사장님만의 목표가 있나요?
- 시간만 나면 어떻게 홍보해볼까 고민해요.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가게도 찍어보고, 물건도 찍어보고. 지금도 이렇게 써서 올렸잖아요. “엄마하고 과일장사 시작하여 벌써 60년째 성대시장에서 터줏대감.” 재밌죠? 완전히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열심히 해야죠. 이렇게 도전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해요.
- 미래 먹거리를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윤 혁 사장님의 오늘을 움직이는 소신은 무엇인가요?
- 국내에서 나는 맛있는 먹거리를 많이 이용하시도록 알리는 거예요. 조금 못생겨도, 지금 당장 열대과일을 먹고 싶어도, 우리 땅에서 나는 걸 좀 더 소비하면 그만큼 땅도 건강해지고 우리들 건강에도 좋거든요. 앞으로의 환경과 미래를 위해서 우리 가까이에서 나는 과일을 많이 찾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