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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들어서 팔아요. 몇 번을 실패하면서 저만의 레시피를 만들었죠

손미경 사장님 '옛날한과'

직접 만들어서 팔아요. 몇 번을 실패하면서 저만의 레시피를 만들었죠

#3 신영시장

손미경 사장님 '옛날한과'

소신상인은 작은 규모로만 불리우는 소상공인 이라는 이름 대신, 이미 각자의 소신을 가지고 행동하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전국의 상인들 을 존중하는 카카오만의 관점입니다. ‘정성을 다한다’는 말은 때로는 상투적이게 들리 기도 할 만큼 장사하는 분들께 많이 쓰이는 수식 어죠. 그런데 신영시장 손미경 사장님이 말하는 정성은 투박하지만 조금 다른 깊이가 느껴집니 다. 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직접 만든 한 과를 판매하게 된 손미경 사장님. 사장님이 ‘정 성을 다해’ 지킨 소신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신영시장 옛날한과를 운영하고 있는 손미경입니다. 저는 직장을 오래 다니다 가 장사를 시작했어요. 뭘 할까 고민하다가 무작정 시작한 게 견과 류에요. 장사 한지가 한 8년 정도 됐는데, 처 음에는 아무것도 몰랐죠. 그래서 견과류로 시작했다가 재고가 없을 때는 한과도 팔고, 여름에는 한과를 못하니까 옥수수도 팔고, 그렇게 품목을 늘려가다 보니 지금 이렇게 장사를 하고 있어요.

여름에는 왜 한과 판매를 안 하셔요?
한과를 제가 직접 만드는데 저는 설탕을 많이 안 넣어요. 설탕을 많이 넣으면 식감이 아삭하 기는 한데 너무 달고 건강에도 안 좋잖아요. 그 래서 설탕을 조금만 넣으면 한과가 더운 날씨 에는 녹아버리고 강정도 좀 늘어져요. 그래서 여름에 두 달 정도는 한과를 안 만들고 대신 강 원도에서 옥수수를 받아와서 팔고 있어요. 이 것도 잘나가요.
한과를 직접 만들어 판매하시는 줄은 몰랐어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만드는 건 처음에 어떻게 배우셨어요?
처음에는 시장에서 사서 팔았는데, 만족스럽지 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업종 장사하시는 분한테 가서 배웠어요. 보여주지는 않고 말로 만 알려주니까 잘 안되더라고요. 재료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정확한 레시피는 안 알려주니까. 그래서 처음에는 실패가 정말 많았어요. 몇 번 을 버리면서 저만의 레시피를 만들었죠. 처음 에는 만들다가 실패한 게 많아서 옆에 뒤에 가 게에 많이 줬어요.

“맛에 있어서 만큼은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 한과 하나에도 모든 정성을 다 쏟아붓죠”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시작해서 사장님만의 레시피를 만드셨다니 정말 대단하셔요.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걸까요, 사장님만의 소신이 있으신 건지 궁금해요.
맛과 정성에 있어서는 소신이 있어요. 한과에 설탕을 많이 안 쓰는 것도 따로 감미 안 하고 제 나름대로 방식을 찾아낸 거니까 그냥 제 물건 에 자부심과 소신을 갖고 하죠. 손이 많이 가요. 설탕을 덜 넣는 거 말고도 한과를 만들 때 저만 의 방식이 많거든요. 현미한과라고 있는데, 방 앗간에서 반제를 가져올 때도 100% 국내산 찹쌀로 튀긴 것만 가져와요. 그리고 보통은 물 엿만 넣는데 저는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서 물 엿하고 조청하고 섞어서 만들어요. 그렇기 때 문에 딱 굳어도 딱딱해지지가 않고, 손님들이 우리 집 거 많이 찾아요. 그만큼 저는 만드는 걸 되게 중요시하고요. 자 부심이 생길 만큼 정성스럽게 만드니까 손님들 이 괜히 트집을 잡으면 이제 괜히 화가 나기도 하죠. ‘그러면 다른 데 가서 드세요, 우리 꺼 마 음에 안 들면’ 이렇게 말을 할 정도예요. 그리고 물건에 대한 자신이 있다 보니 다른 것 들도 더 신경 쓰게 돼요. 얼마 전에는 택배가 배 송되다가 터진다는 얘기가 있어서 포장재를 바 꿨거든요. 열심히 만든 제품인데, 포장 때문에 불만이 생기면 안 되니까 부수적인 것들도 더 신경을 쓰게 되죠.
만드시는 과정을 들어보니 하루가 무척 바쁘실 것 같아요. 사장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저는 아침 9시쯤 나와서 방앗간에서 사온 반제 를 버무려서 한과를 만들어요. 들깨, 참깨, 검정 깨 다 분류해서 채에 거르고, 밀대로 밀고 하나 하나 손으로 잘라서 만들고 포장하고 하다 보면 오전이 다 가요. 그리고 견과류도 볶아두고, 오후 에 시간이 나면 배송 보낼 물건들 포장하고, 새 로운 상품 사진 찍어서 정리하고. 그렇게 하루가 금방 가요.
장사를 지속할 수 있었던 사장님만의 원동력이 있으신가요?
아들이랑 남편이 도와주는 게 힘이 많이 돼요. 남들은 부부가 같이 장사하면 맨날 싸우게 되는 데 우리 집은 웃음소리가 가게 밖까지 들린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요. ‘언니 언니’하면서 찾아와 주는 손님들도 항상 너무 고맙고요. 속상하게 하는 손님이 있는 만큼 힘나게 해주는 손님들도 많이 있어요.
인터뷰 중에도 ‘언니 언니’ 하면서 사장님을 부르는 손님들이 많이 계세요. 단골손님이 많으신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손님 들이 있으세요?
기억에 남는 손님들이 많죠. 지나가면서 본인 이 샀던 거 주고 가는 손님도 많고, 어떤 손님은 사장님 덕분에 신선하고 맛있는 거 편하게 먹 는다고 해주고, 이런 말 하려니 눈물이 다 나네 요. 손님들이 고맙다는 말해주시면 너무 감사 하고 또 자부심을 갖게 되죠.
손님들이 먼저 표현해 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사장님은 손님들에게 어떻게 호응해 주시는지 궁금해요. 사장님만의 소통 방식이 있으신가요?
제가 그리 활달한 성격이 아니었는데, 장사하 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손님 들한테 우리 물건 맛보세요 하면서 말도 걸고 그래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런데 누가 말하길 손님들한테 먼저 말 걸고 하는 게 장사의 노하우라고 하더라고요. 그 뒤로는 지나가는 손님한테도 한 번 권해보고, 손님이 물건 어떻냐고 물으면 바로 포장해 놓은 걸 뜯어서 맛 보여드리고 그렇게 해요. 말 한마디 더 거는게 저만의 방식이 됐고, 스스로도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온라인 판매도 운영을 하고 계신데 오프라인과 는 소통 방식이 다르잖아요, 손님한테 맛보라고 할 수가 없으니. 온라인에서도 사장님만의 소통 노하우가 있을까요?
손님이 아몬드나 호두를 사면 땅콩이나 캐슈넛 을 서비스로 넣어드리고 누룽지를 주문하면 모둠 견과류를 넣어 드리고 그렇게 해요. 너무 많이 넣어드려서 어떤 손님은 돈 주고 사야 되는 거냐 고 물어보는 손님도 계세요. 온라인에서 운영하 는 것도 똑같아요. 광고를 따로 못하니까 제가 말 한마디 먼저 걸고 하는 것처럼 손님한테 권해드 리는 거죠. 사실 온라인은 제가 잘 몰라서 아들의 조언을 많이 구하는 편이에요.
지금 카카오가 지원하는 ‘우리동네 단골시장’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요, 디지털 튜터분들이 직접 가르쳐주는 카카오톡 채널 교육을 받아보니 어떠셨어요?
네, 교육 들었어요. 온라인 사이트 보다는 쉬워 서 아들이 알려주지 않아도 제가 할 수 있지 않 을까요? 손님들한테 먼저 말 한마디 거는 걸 메 시지로 하는 거니까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은 옥수수가 잘나가니까 옥수수 나오는 시 간 맞춰서 안내도 해드릴 수 있을 것 같고, 이제 곧 한과 선물세트도 많이 나갈 철이거든요. 시 기 맞춰서 홍보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많죠.
인터뷰가 막바지를 향해가네요. 사장님이 이렇 게 많은 사연을 가지고도 장사를 지속해 오신만 큼 향후 목표가 어떻게 되시는 지도 궁금해요.
나이 70까지는 이 가게를 열심히 운영하고 싶 어요. 이후에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 아들 이 받아서 계속했으면 좋겠고요. 그만큼 제가 가게에 애정이 있다 보니까. 아들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가게와 장사에 대한 사장님의 애정이 느껴져요. 마지막으로, 애정 하는 이 가게처럼 사장님의 카 카오톡 채널에도 단골손님이 많이 생길 텐데요, 카카오톡 채널 단골손님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한 마디 해주세요!
저는 일하면 되게 정성스럽게 하거든요. 손님 들도 드셔보시면 아시겠대요. 그런데 일단 드 시러 오셔야 하니까 가게에 놀러 오시라는 말 씀도 한마디 하고 싶고, 얼마나 정성을 가지고 하는지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